Plants

곁에 두고 싶은 존재

me+ 2022. 7. 31. 09:00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임이랑 / 바다출판

 

 


이 책 제목 중 어느 부분에 방점이 찍히시나요?


저는 두 가지 모두입니다.
괴로운 마음 하나, 식물에 대한 마음 하나 이렇게요.
녹색이 주는 회복, 안정이 분명히 있죠.


괴로울 때는 무언가에 일렁이는 것이 필요하죠.
들판의 풀이나 나뭇가지가 바람에 몸을 맡기듯이
마음을 같이 띄우는 거죠.


식물.
가까이하고 싶은데 귀차니즘과 여러 번의 시행착오로 마음만 두고 있는 상태죠. 

동물을 두려워하는 제게 식물은 가까이하기에 부담 없는 반려인 셈이에요.


그나마 언니의 이사로 인해 제게 온 물고기(열대어)를 키운 게 살아있는 것의 전부랍니다. 

식물도 실은 살아있는 건데 뭐랄까, 속으로만 살아있는 것 같아서 실감이 안 나는 것 같네요.


그래도 간단하게 키워 볼 수 있는 키트형 식물, 향이 좋아 구입한 로즈메리, 작은 선인장 시리즈 정도예요.
키트형 식물은 제법 키우는 재미와 보람을 준 기특한 경우고 로즈메리는 오래 곁에 있지 못했고, 꼬마 선인장은 물을 너무 줘서 참수되듯 고개를 떨구었죠.
(귀차니즘이 이럴 땐 왜 반대인지 너무 과한 관심땜에...)



 

 

키트형 식물
기적의 아보카도



하지만 제게도 기적 같은 일이 있었는데 바로 아보카도 키우기랍니다. 

그 단단한 아보카도 씨앗을 화분 속에 김칫독 담그듯 넣어 뒀죠.
과연 이 단단한 곳에서 싹이 날까 의심이 많았는데, 무심하게 두고 지켜보던

어느 날 싹이 나는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그때의 감격이란!
아보카도는 제게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의
의미를 느끼게 해 준 식물이어서 기특한 존재랍니다.
한 번 싹이 나기 어렵지 그 후론 시들지도 않고 잘 자라더라고요.




책 표지가 예쁘게 보이는 건 식물을 좋아하는(희망하는) 마음에서 인 것 같아요. 녹색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프롤로그에서 우울이 수용성이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상과 분리시켜 격리하게 하는 감정이기도 해서 지용성이 아닐까 싶었는데, 샤워나 수영처럼 우리 몸에 물이 닿는 행동이 우울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고개가 끄떡여 지시죠?
시원하게(따끈하게) 샤워하고 나면 개운한 느낌이 들면서 마음도 좀 나아지잖아요.


예전에 본 어느 스페인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오는데 머리가 촉촉이 젖어서 오는 거예요. 그게 그녀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던 거죠.

 

그 영화를 본 후 저도 모방하듯 해보게 되더군요. 효과 있어요.

물도 물이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우울을 벗어내는데 효과적인 거죠.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식물을 가까이 하는 건 마음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는 일인 듯 합니다.
쉽게 싹을 틔우는 식물을 먼저 키워보거나 향이 좋은 허브를 가까이 두는 게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