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림의 About
인간으로 사는 일은 본문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김영민 / 어크로스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
당신을 위로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위로하는 좋은 말들처럼 평탄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의 인생 역시 어려움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보다 훨씬 더 뒤처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좋은 말들을 찾아낼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산다는 것은 고단함을 집요하게 견디는 일이다.
삶이 그토록 고단한 것이니, 사람에 대한 예의는
타인의 삶이 쉬울거라고 함부로 예단하지 않는 데 있다.
삶이 쉽지 않은 것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오늘보다 좋은 내일, 내일보다 좋은 모레, 매일매일 행복한 나,
제멋대로 미래를 꿈꾸는 것도 미망에 홀리는 것이다.
이것이 정도를 넘으면 죄를 짓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꿈이 결락되어 있는 인간은 무력한 사람이 된다.
인생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 기리노 나쓰오, 일본 작가
삶이 쉽지 않은 또다른 이유는 타인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게 인생이라는 데 있다.
타인과 함께 하지 않고는 의식주 어느 것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이 사회에서 책임 있는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가능한 한 무임승차자가 되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존을 도모해낸다는 뜻이다.
에세이스트 스가 아쓰코는 "우리는 혼자 있을 수 없었기에 벌을 받는 것이아"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냥 사는 인생이나 마냥 권력을 쥐려는 정치가 아니라
반성된 삶과 숙고된 정치다.
인간이 그저 행복해지는 게 불가능할 때 정치가 시작된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이며, 그 문제를 다루는 데 정치가 있다.
세상에 혼자 그냥 잘되는 일은 없다.
잘 되고 있다면 누군가 정념과 에너지와 인생을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뭔가를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갈아넣을까 고민하는데 정치가 있다.
세상을 혐오하는가. 세상을 부인하는가.
그렇다면 거기에 정치는 없다.
정신 차려 보면 태어나 있고, 죽을 게 아니면 살아야 하는 게 인생이고,
살다 보면 만나야 하는 게 타인이다.
타인과 더불어 사는데 정치가 있다.
세상 일은 단순하다고? 선과 악은 분명하다고?
그렇다면 거기에 정치는 없다.
세상만사 귀찮아도 때가 되면 배가 고픈 것이 인간이다.
타인이 꼴 보기 싫어도 외로움이 사무치는 것이 인간이다.
복잡하고 모순적인 상황을 다루는 데 정치가 있다.
'Book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도에 관계없이 스며드는 너 (0) | 2023.02.18 |
---|---|
인간으로서 살고자 하는 마음 (0) | 2023.02.17 |
지금 여기 그리고 나 (0) | 2023.02.15 |
히로카즈의 소신 (0) | 2023.02.14 |
오늘 그리고 좋아하는 일 (0) | 2023.02.13 |